최근 급작스레 모든 게 무기력한 느낌이다.
연구실에 들어와 지난 1년 간은 작은 목표들에 파묻혀서 참 바쁘게 지냈었는데
아니, 올해 따뜻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것저것에 치이며 때론 그 자체를 즐기며 그랬었는데..
요 근래 몇 일 간은 거의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책상에서 아침잠, 점심잠, 저녁잠도 실컷 자버렸고,
밤이 늦어서는 의무감에 또 잠을 청했다.
그렇다고
계획표 상으로 크게 뒤처진 일이 있지도 않다.
논문도 거의 다 써놓았고,
대장님 허락만 받고, 개념모형 구조모형만 정리하면 된다.
세미나 준비도 미리미리 하는 편이라,,
(아니 계획대로 해놨는데 수업이 늦춰졌지..)
어쨋든 나름 만족스럽게 발표도 했고, 의미있는 토론도 있었다.
그럼 대체
이 무기력함은..뭐지?
계획을 실천하는 속도가 빨라진건가?
느슨한 계획에 나를 맞추고 있는것인가?
둘 중 하나 일진데 후자가 맞는 것 같다.
최근 무기력해진만큼 하고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졌다.
내년 이맘 때 즈음이면 평생 다신 없을 여유로운 반년이 주어질 듯 하다.
그 시기를 빡빡히 채우고도 남을 것들이 벌써 다 계획되어 있다.
상상하면 신난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런 즐거운 상상에 만족하며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답답하거나 짜증나지 않는다.
길게 보면 더 큰 내 삶의 목적을 위한 것들이니, 오히려 기운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시간 전에 해버린 경우,
하기로 한 시간까지 무기력해지는 나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했으면 그 다음 걸로 넘어가면 될테지만 그게 현 연구체제에서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시스템 공학에서 Planning을 할 때 Slack Time이란 걸 항상 고려한다.
Bufferstock을 마련한다고도 말한다.
쉽게 말하면 기획과 실시의 갭을 최소화 하기 위해 특별 시간을 미리 할당하는 것이다.
한 달 간의 계획을 세운다면 토요일은 월~금에 놓친 작업을 하는 날로 계획단계에서부터 잡아놓는거다.
뭐 별거 없다.
문제는 반대 개념도 꼭 필요하겠더라..
뭐라 불러야 할까..
Dynamic Planning?
그냥 막힘없이 다음! 다음!을 외치며 나아갈 수 있는 '준비된 틀'이 요구된다.
물론 다른 구성원들 각자의 스케쥴에 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뭐..
그냥, 그렇다는 거다.
오늘 포스팅은 사진들도 제각각이고 뭔가 좀 부산한 느낌이다.
사실 각자 주제를 가진 사진들인데,,
그 주제들 보다는 오늘, 지금, 내 기분을 표현하기 위해 모자이크로 쓰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음악도 완전 경쾌하게 가보자!
다음주의 내 기분은 이럴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