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힘들게 만나서 한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명품, 자동차,...
타인들과의 소통을 위한다는 온라인 공개 일기장들,
고개는 떨군 채 잠망경처럼 렌즈와 화면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
진동하는 것들을 단박에 가로채 어디론가 데려다준다는 힐링멘토님들,
정치에 관심이 많아야 지성인이고, 바른 사회가 된다는 논리,
자기 인생 실컷 즐기겠다는 화려한 젊은 부자들,
...
인식의 차원을 넘어 가치절하 시켰던 내 주위의 모습들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적어도 그들과는 선을 긋고 싶었다.
내 메시지만으로는 힘이 부침을 깨달았다.
과격하면서 권위도 빌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생활패턴 덕에 오전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정오까지는 늘 철학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양시론을 펼칠 줄 알아야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와 동등한 표현들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것들을 멋지게 반박할 수 있는 논리들을 발견하면서 기뻐하는 내 자신을 보았다.
다양한 논점을 펼치고 결코 내 주관을 드러내지 않는 화법에 익숙해져 버렸다.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 내게
철학이 야단치듯 말한다.
허영을 내려놓으라고.
“Vanity is so firmly anchored in man's heart that a soldier, a camp follower, a cook or a porter will boast and expect admirers, and even philosophers want them; those who write against them want to enjoy the prestige of having written well, those who read them want the prestige of having read them, and perhaps I who write this want the same thing.”
- Blaise Pascal -